디폴트옵션이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연금 운용지시를 하지 않는 경우, 금융사가 정해둔 상품을 기본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국내에서는 90%에 육박하는 퇴직연금이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에 묶여있어 노후를 대비하기에 충분한 금액으로 불어나지 않는 현실입니다.
2022년 7월 12일부터 한국에서도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가 시행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보다 일찌감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시행 중이고, 성실하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는 퇴직 이후 백만장자가 되어 은퇴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증권사 피델리티의 자료에 따르면, 자사의 고객 중 2018년 은퇴한 근로자 13만 명이 연금으로 백만장자가 되었고 2021년 은퇴한 근로자는 55만 명가량이 연금으로 백만장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들은 TDF와 같이 주식, 채권 등이 혼합되어 있는 상품을 기본으로 운용하게 지정되어 있고, 주식 시장이 장기 우상향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증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금에 투자가 줄어들거나, 상품을 매도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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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보장상품에 투자할 경우, 당장의 돈은 지켜지는 것 처럼 보이지만 화폐가치의 하락을 방어할 정도의 수익률이 나지 않습니다. 같은 직장에 다니고 같은 금액을 퇴직연금에 불입한 두 사람의 은퇴 후 퇴직연금 수령액이 몇 배나 차이 날 수 있습니다. 매년 50만 원의 불입금을 납입하는 직원 두 명 중 한 사람은 2%의 예적금 상품을 반복적으로 가입하고, 한 사람은 단순히 미국 S&P500 지수에 투자(과거 연평균 수익률 7% 가정)한다고 가정하고 30년 근속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겠습니다.
과거는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대비하려면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손실이 나는 것이 싫어 원리금 보장상품에 과도한 비율로 돈을 묶어둔다면, 화폐가치 하락의 리스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손실을 보고싶지 않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 들리실 수 있겠지만 원리금 보장상품은 장기적으로 내 돈을 지켜주지 못합니다. 짧은 기간을 보면 지켜주는 듯 하지만, 우리가 노동을 제공하는 수십년의 시간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위 사진은 과거에 제 글에 사용했던 문구입니다. 대출금이 빌린시점에서 늘어나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동안 화폐가치는 하락하여 미미한 금액이 되었습니다. 원리금 보장 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금한 시점에서 거의 늘어나지 않는 동안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내가 저금했던 금액보다 가치 없는 금액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화폐가치가 하락하는 것 이상의 수익률을 내야 진정한 의미의 저금을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도 다음달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이 도입된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베네수엘라와 같이 나라에 극단적인 화폐가치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디폴트옵션은 근로자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연금액을 안겨줄 것입니다. 이제는 근로자가 평생 성실하게 노동을 제공하고도 퇴직 이후에 빈곤하게 사는 사례를 보기 힘들어지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401k가 미국 증시 상승의 원동력 중 하나가 된 것 처럼, 우리나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또한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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